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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리뷰] 리바운드 : 장항준을 놓아주자.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는 극장가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못 봤는데 마침 넷플릭스에 나와버렸다.

내가 지금껏 본 코미디 영화 중 무엇이 가장 으뜸이냐 묻는다면, 단연코 '라이터를 켜라'다.
장항준 감독은 뭔가 허무하면서도 썰렁한 개그가 난무하는 B급 영화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이후로 장항준 감독의 작품이 나올때 마다 '라이터를 켜라'때의 
그 알수없는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지만 매번 실패였다.

여전히 허무하고 썰렁한 컨셉이었지만, 이상하게 재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십수년이 지난 지금 장항준 감독이,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농구'라는 소재로 작품을 선보인거다.
게다가 리바운드의 평도 꽤 좋았기 때문에 꽤나 기대하면서 보게 되었다.



하지만 맙소사.
별로 재미가 없다.
엉뚱, 허무, 썰렁한 연기에 특화된 배우 안재홍과
허무, 썰렁 B급 연출의 장항준이 만나니까 영화가 과하게 썰렁~하다.

담백하고 허무하면서도 웃음이 빵 터져줘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기대를 너무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썩 재미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 한 순간 빵 터져버린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이 친구들.


리바운드의 킬링 타이밍은 바로 이 친구들의 등장이다.
이 순간만큼은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있던 내 입꼬리도 견디질 못하고 빵터져버렸다.
이런 요소가 한 2번 정도만 더 있어줬다면 훌륭한 영화가 될 뻔했다.

그게 아쉽다.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 홀로, 코미디 영화의 대부는 장항준이라고 생각했던 그 20년의 고집을,
이제는 놓아줄 수 있게 되어 홀가분하다.

물론, 리바운드가 장항준 감독의 영화가 아니었다고 생각해본다면,
기대를 너무 해버린 것을 감안해보았을 때, 나름 볼만한 스포츠 코믹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