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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리뷰] 스포없는 기생충 후기

2019년에 극장 다녀와서 썼던 영화리뷰

 

 

특정 영화가 보고 싶어서 혼자 극장을 찾아간게 얼마만인지.
닌자터틀이 2014년이니까, 거의 5년만에 

너무 보고싶어서 혼자 극장에 가게 만든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설국열차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만족스럽게 봤고, 

송강호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꼭 보고 싶었던 영화다.

게다가 영화를 보기 전에 얻을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정보로 보아, 

내가 좋아하는 B급 감성의 영화일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칸에서 상을 받은 작품을 '재미없다고' 평해버리면,

내가 예술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 되겠지만. 기대 이하였다.
영화가 난해하다거나, 대중성이 없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다. 
영화가 너무 완성도가 높다.

그게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오히려 이전의 봉준호 영화를 애정있게 보지 않았었다면

그러니까 봉준호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다면

기생충은 충분히 재미있었을거다.

 


물론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너무 완벽하게 영화를 만들려고 한게 독이 된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빈틈없이 짜임새있는게 일품인데, 기생충은 그 정점을 찍는다.
마지막에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이도록,

결말을 위한 복선을 영화 곳곳에 너무나 완벽하게 깔아준다.

어느 장면 하나 거를 것 없이,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노력이 보인다.
감독과 배우들이 그렇게 열심히 설명해주지 않아도

내가 좀 더 고민하고 궁금해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가수가 무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완벽한 퍼포먼스를 하는 것보다,

조금 실수하더라도 즐기면서 자기 개성을 보여주는 게 더 좋다.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가 그랬다. 

뭔가 어설픈 듯 완벽했다. 

중간 중간 어색한 코믹씬도 좋았다.

기생충은 봉준호스러움이 너무 극대화되고, 

봉준호 스타일의 장점을 너무 뽐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중간에 나오는 코믹한 씬도 어색하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고, 또 자주 나온다.
물론 전혀 그런 의도로 제작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난 그렇게 느꼈다.

​물론, 영화는 재밌다.

영화 전반부가 약간 지루한 감이 있는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중반 이후에는 흥미롭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는데,

가정부 역할 맡으신 분이 밤에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연기가 압권이다.


여튼, 
봉 감독의 다음 작품은 좀 힘이 빠진 영화였으면 좋겠다.
엄마가 보러간다고 하면 비추, 그 외 사람이라면 추천하는 영화다.